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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올린 영상에 어째 외국인분들이 더 많아졌다.
이런저런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그중 몇 개만 좀 집어볼래.


Q. 야 너 컬러풀 스펠링 틀렷엌ㅋㅋㅋㅋ COLOURFUL 이 아니라 COLORFUL이거든 ㅋㅋㅋㅋ
A.

(참고로 u가 들어가는 건 영국영어이다. 호주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말이다.)


Q. 장미는 붉고 제비꽃은 푸른데 왜 타이틀만 영어고 설명은 그렇지 않냐? 글로벌하게 관심받고싶어서 제목만 영어로 쓴 거냐?
A. 저도 마음같아서는 제목도 한국어로 짓고 싶었는데요. 대학이 외국대학이라서요. 그리고 일단 저도 법적으로는 호쥿사람이거든요. 오슷오슷.
근데 나는 내 아이덴티티를 한국인으로 정의내리는 사람이라서요. 그렇다고 한국이, 한국인이 나한테 뭘 해줬나? 그건 딱히 없지만 말이지... 그래도 나는 한국어가 더 좋아. 양놈들 영어부심과 혐오발언에 10년넘게 시달려서 약간 반발심리 있는 것도 있고.


Q. 스토리 구조가 너무 밋밋하다. 이것은 단순 귀여움만을 강조할 뿐인 평이한 애니메이션인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 분위기는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
A. 자아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자아를 찾는 이야기를 완벽하게 만들겠어요. (우슴) 난 사실 아직까지도 내가 뭔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이걸 완성함으로서 애니메이션을 완성한 나 라는 개념정도는 완성이 되었네요.
아무튼 이런 플롯 구조에 대한 피드백같은 건 사실 내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각도로서의 관찰을 하게 해줘서 좋아하는 편.
고로 변명은 하지 않고... 우울에서 극복하는 방법은 다 다르고 그만큼 관점은 다 다르지만 다음에 비슷한 주제를 다루게 된다면 좀 더 신경 써볼게요.


Q. 설명에 저거 뭐라는 거냐?
A.


Q. 이 물로리로 딸쳐도 됨?
A. 하지 마.


***

물론 내가 싹퉁바가지가 없어서 말은 이따위로 하지만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고, 또 이렇게나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한 기분이 더 크고. 많이 감사하지 그럼.

공모전을 포기하고 웹공개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나에 대해 만든 애니메이션을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그러는 한편 우울에 절어서 뒤져가던 내가 뭐라도 만들었다는 걸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 세상에 5분정도만큼은 딱 그정도 가치만큼은 존재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정도.

댓글로 이런저런 소리를 듣다보니 회의감은 좀 든다. 감사한 건 감사한 거고 현타가 찾아오는 건 찾아오는 거고....